혼자였다.
혼자이기에 항상 쓸쓸한 것은 아니듯...
혼자이기에 오히려 풍요로울 때도 있다.
이른 아침부터 사시사철 사람들로 붐빈다는 이곳 주산지에 사람이라고는 오롯이 나 홀로였다는 것은 정말로 행운이었다...
사실... 어쩌면 나는 나만의 주산지를 갖고 싶어서 가장 좋다던 봄과 가을날의 주산지를 피해... 눈도 쌓이지 않은 가장 어정쩡하다는 시기에 주산지를 찾은 것일지도 모른다.
코끝이 시려울 정도로 청량한 겨울날의 아침...
영하의 기운은 이 고요한 산정 호수의 표면을 살얼음으로 덮어가고 있는 중이었고...
호수의 표면에 부딪쳐 사방으로 은빛을 흩뿌려대고 대는 빛줄기와 이미 생명을 다한 나무등걸은 내가 홀로라는 사실을 더욱 각인시켜주고 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사람은...
슬픔이 극에 달할 때 오히려 그 슬픔을 즐기고,
고독이 극에 달할 때 오히려 그 고독을 즐기며 의도적으로 헤어나오기 싫어질 때가 있다.
오직 혼자여서 즐거웠다...
헐벗은 나무들은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었고, 호수에 비친 존재의 그림자마저도 명확해졌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모든게 명확해 지는 순간...
그 가지 끝에서부터... 오히려 아련해지기 시작했다...
다만 분명한 오직 한가지는 지금 바로 이곳에 내가 서있다는 것...
퍼드득...
새소리에 고개를 돌려보았다...
주산지 저쪽 한 곁으로... 원앙새들이 내려앉고 있었다...
모든것이 완벽한 겨울날의 아침이었다...
주산지: 경상북도 청송군 부동면 이전리에 있는 저수지이다.
조선 숙종때인 1720년에 쌓기 시작하여 1721년 경종때 완공되었다. 길이 100m, 너비 50m, 수심 7.8m의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이나, 한번도 바닥을 드러낸 일이 없었다 한다. 저수지 아래에 있는 이전리 마을에서는 해마다 호수 주변을 정리하고 동제를 지낸다 한다.
이 저수지는 특히 왕버들이 유명하다.
국내에서 자생하고 있는 30여종의 버드나무 중 가장 으뜸으로 꼽히는 왕버들은 호숫가나 물이 많은 곳을 택해 자란다.
주산지에는 30여그루의 왕버들 고목들이 호수 주변에 자라고 있는데, 주산지가 유명해진 것도 이 왕버들 고목들이 운치를 더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 주산지가 사람들이 발길이 잦은 명소가 된 것은 영화이 개봉되고 난 후부터였다.
영화의 그 아름다운 영상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이곳 주산지였기 때문.
영화에서 주산지 위에 떠 있던 절은 본래부터 있었던 사찰이 아니라 영화의 촬영세트로 제작된 것이었으며, 지금은 환경보호를 위하여 해체되어 모 스키장 입구로 옮겨졌다 한다.
출처 : 네이버지식인
겨울날의 주산지에 홀로 서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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